판례로 보면

  • 아닙니다. 홧김에 잠깐 집을 나오고 생활비를 끊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악의의 유기’로 보기 어렵습니다. 민법 제840조 제2호의 유기는 “부부로서의 의무를 포기하고 배우자를 버린” 경우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 실제로 대법원은 가정불화가 심해져 냉대를 피하려 일시 집을 나와 별거하고 생활비를 주지 않은 사안에서, 부부생활을 폐지하려는 가출이 아니라면 유기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85므6).
  • 결국 “나갔다”가 아니라 왜 나갔고 버릴 뜻이 있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돌아올 여지를 두고 나온 일시적 가출과, 가정을 아예 저버린 유기는 다릅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입니다.

“부부싸움 끝에 며칠 집을 나와 있었고 그동안 생활비도 안 줬는데, 상대가 저를 ‘악의의 유기’라며 이혼을 걸어왔습니다. 정말 유기가 되나요?” 상담에서 종종 받는 질문입니다. 홧김에 일시적으로 집을 비운 것까지 유기로 보지는 않습니다. 어떤 가출이 유기이고 어떤 가출은 유기가 아닌지, 대법원이 유기를 인정하지 않은 판례로 그 경계를 짚어 드리겠습니다.

“집을 나갔다”가 곧 유기는 아닌 이유

악의의 유기란

재판상 이혼은 민법 제840조가 정한 여섯 가지 사유가 있을 때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중 제2호가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입니다.

대법원은 악의의 유기를 정당한 이유 없이 배우자를 버리고 부부공동생활을 폐지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버리고 폐지한다”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집을 비웠다는 사실이 아니라, 부부로서 함께 살고 서로를 돌보는 공동생활 자체를 끝내 버리려는 의사가 있어야 유기가 됩니다.

그래서 같은 ‘집을 나간’ 상황이라도, 나온 경위와 그 뜻에 따라 유기인지 아닌지가 갈립니다. 부부싸움 끝에 감정을 식히려 잠깐 나온 것과, 가정을 아예 저버리려 나간 것은 다릅니다. 다음 판례가 그 경계를 잘 보여 줍니다.

그렇다면 어떤 가출은 유기가 되나

일시적 가출과 유기의 갈림길

뒤집어 보면 경계가 선명해집니다. 돌아올 여지를 두고 잠깐 나온 것이 아니라, 부부공동생활을 아예 끝내 버리려는 뜻으로 가정을 떠났다면 유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뚜렷한 이유 없이 가출과 복귀를 반복하다 끝내 돌아오지 않거나, 다른 사람과 살림을 차려 집을 비운 경우가 그렇습니다.

유기인지 아닌지는 아래 세 가지를 함께 따져 가려집니다.

  • 나온 이유: 상대의 냉대·부당한 행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피한 것인지, 아무 사정 없이 떠난 것인지
  • 버릴 뜻이 있었는지: 감정을 식히려 잠깐 나온 것인지, 공동생활을 끝내려는 의사로 나간 것인지
  • 복귀 가능성: 돌아올 여지를 두었는지, 돌아올 뜻 없이 가정을 저버렸는지

85므6에서 남편은 냉대를 피하려 일시 나왔고 여전히 가정 복귀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기가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홧김에 며칠 나와 있다가 돌아갈 생각이었던 경우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 사건에선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실무 포인트

같은 ‘가출’이라도 어떻게 정리해 드러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상대가 나를 유기자로 몰 때, 실무에서 중요한 것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준비할 것왜 중요한가
나오게 된 사정상대의 냉대나 부당한 행동 때문에 피한 것이라면 ‘버릴 뜻’을 부인하는 근거가 됩니다. 당시 상황을 문자·통화·메신저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일시적이었다는 정황짐을 대부분 두고 나왔다거나,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기록 등은 ‘공동생활을 폐지할 뜻이 없었음’을 뒷받침합니다
복귀 의사와 연락 유지85므6처럼 가정 복귀를 바라고 있었다는 점은 유기 주장을 깨는 중요한 사정입니다. 연락을 이어 가고 복귀 의사를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생활비 지급이 끊긴 사실 자체가 곧바로 유기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85므6에서도 대법원은 불화가 심해진 기간 이후 생활비가 끊긴 점이 있었는데도, 부부생활을 폐지하려는 가출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기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안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으니, 생활비 문제가 걸려 있다면 미리 상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부부싸움 끝에 홧김에 며칠 집을 나와 있었습니다. 이것도 유기인가요?

감정을 식히려 일시적으로 나온 것이라면 유기로 보기 어렵습니다. 85므6에서도 대법원은 냉대를 피하려 일시 나와 별거한 것은 부부생활을 폐지하려는 가출이 아니므로 유기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핵심은 ‘돌아올 여지를 두고 잠깐 나온 것인지’입니다.

집을 나와 있는 동안 생활비를 주지 않았는데, 그래서 유기가 되나요?

생활비를 주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85므6에서도 불화가 악화된 기간 이후 생활비가 끊겼지만, 가정을 저버리려는 가출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기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부양을 아예 포기한 것으로 평가될 정황이 쌓이면 달라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상대가 저를 ‘악의의 유기’라며 이혼을 걸어왔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나오게 된 사정과 돌아올 뜻이 있었다는 점을 증거로 정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상대의 냉대나 부당한 행동 때문에 피한 것이라면 오히려 상대 쪽에 책임이 있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당시 상황을 보여 줄 기록을 최대한 모아 두시기 바랍니다.

그럼 어떤 가출이 유기로 인정되나요?

뚜렷한 이유 없이 가출과 복귀를 반복하다 끝내 돌아오지 않거나, 다른 사람과 살림을 차려 집을 비우는 경우처럼 부부공동생활을 아예 끝내려는 뜻이 드러날 때 유기로 인정됩니다. 갈림길은 ‘버릴 뜻’이 있었는지입니다.

집을 나온 일을 두고 상대가 유기라고 주장하거나, 반대로 상대의 가출이 유기인지 고민하고 계신다면, 지금 가진 사실과 자료를 먼저 정리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사안을 함께 살펴 가장 현실적인 방향을 잡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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