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정신질환,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결혼 생활 중 배우자에게 예상치 못한 정신질환이 발병하면, 가족 전체가 큰 고통에 빠지게 됩니다. 특히 치료가 장기화되고 호전 가능성이 낮을 경우,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안전과 삶의 질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대법원은 배우자의 정신질환이 단순한 간호로 해결될 수 없고, 가족 전체에게 끊임없는 희생을 요구하며 그 고통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경우, 이를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내의 갑작스러운 조현병 발병으로 가정이 위기에 처한 의뢰인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이혼을 결심하고 아버지로서 양육권까지 인정받은 사례를 소개합니다.
사건의 시작 — 갑작스러운 발병, 흉기를 든 아내
17년간 함께 살아온 아내에게서 어느 날 갑자기 이상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파출소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달려간 의뢰인 앞에는, 속옷 차림으로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서 있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그날 밤, 집에 돌아온 아내는 갑자기 칼을 들고 난동을 부렸습니다. 어린 두 딸이 바로 곁에 있었고, 아이들은 엄마의 돌변한 모습에 극심한 공포를 느꼈습니다. 아내는 곧바로 정신의학과에 입원하여 두 달간 치료를 받았고, 퇴원 후에도 친정에 머물며 치료를 계속했습니다.
3년이 지나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둘째 딸은 그날의 트라우마로 인해 TV를 보다가도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라는 증상을 보였습니다.
난관 — 양육권은 보통 어머니에게 간다는 관행
이혼 자체보다 어려웠던 것은 양육권 문제였습니다. 실무상 양육권은 주양육자인 어머니에게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뢰인이 아버지라는 사실만으로도 양육권 다툼에서 불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조현병만으로 이혼 사유가 인정될 수 있는지도 쟁점이었습니다. 민법 제840조에 정신질환이 명시적으로 열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제6호의 ‘기타 중대한 사유’에 해당함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했습니다.
전환점 — 아이들의 안전을 중심에 두다
저희는 이혼 사유 입증과 양육권 확보를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이혼 사유: 아내의 조현병이 입원 치료 후 3년간 호전되지 않고 있으며,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한 간호로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대법원 판례에 따라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