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요약

  • 과거의 빚이나 채무 이력만으로는 친권상실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 법원이 보는 것은 부모의 지난 흠결이 아니라 지금의 양육 실태입니다.
  • 아이 명의 계좌를 썼더라도 사용처를 투명하게 밝히면 방어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입니다.

부모가 자녀를 보호하고 교육하며 그 재산을 관리하는 권리와 의무를 통틀어 친권이라고 부릅니다. 이 친권을 법이 부모에게서 완전히 거두어들이는 처분이 바로 친권상실입니다. 그만큼 무겁고, 그만큼 드물게 인정됩니다.

그런데 상담실에서 뜻밖에 자주 마주치는 상황이 있습니다. 부모 중 한쪽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아 아이를 키우는 부모를 향해, 다른 친족이 “저 사람은 친권자로 부적절하다”며 친권상실을 청구하는 경우입니다. 오늘은 실제로 그런 청구를 받았던 한 어머니의 사건을 바탕으로, 친권상실이 언제 인정되고 언제 기각되는지, 그리고 청구를 받았다면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를 가사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의 시선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부모의 과거만으로 친권을 빼앗을 수 있을까 - 친권상실은 언제 인정되는가

가장 무거운 처분

친권상실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친권상실은 부모가 조금 미덥지 않다는 정도로 인정되는 처분이 아닙니다. 민법 제924조는 부모가 친권을 남용하거나 현저한 비행, 그 밖에 친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어 자녀의 복리를 심각하게 해치는 때 에 한하여 친권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아동을 학대하거나 방치하고, 아이의 재산을 함부로 탕진하는 것처럼 아이의 복리가 실제로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러야 비로소 검토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법원은 곧바로 친권 전부를 박탈하기보다, 그보다 가벼운 처분을 먼저 살핍니다. 일정 기간 친권을 멈추게 하는 친권 일시정지, 특정 사항만 제한하는 친권 일부제한, 그리고 재산관리권이나 법률행위 대리권만 떼어 내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친권상실은 이 모든 대안으로도 아이를 지킬 수 없을 때 마지막으로 꺼내는 카드입니다.

누가 청구하나

청구는 부모가 아닌 사람도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습니다. 친권상실은 이혼한 배우자만 청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의 다른 친족은 물론, 검사나 지방자치단체의 장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부모나 삼촌, 고모와 같은 친족이 청구인이 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제가 조력한 부산의 한 사건이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진 세 아이의 단독 친권자가 된 어머니가 의뢰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고모, 즉 남편의 여동생이 어머니를 상대로 친권상실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근거는 어머니의 과거 채무 이력이었습니다. 재산을 관리할 능력이 없어 아이들이 상속받은 재산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었고, 어머니의 법률행위 대리권과 재산관리권을 박탈해 달라는 것이 청구의 핵심이었습니다.

이 사건에는 방어를 어렵게 만드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과거의 채무 이력은 서류에 그대로 남아 재판부에 좋지 않은 첫인상을 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이 명의 계좌에서 어머니 계좌로 돈이 오간 내역은, 사정을 모른 채 보면 어머니가 아이의 재산을 유용한 것처럼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