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면
- 원칙적으로는 어렵습니다.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유책배우자)는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오랜 태도입니다.
- 그러나 상대방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데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상으로만 이혼을 거부하고 있다면,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받아들여집니다(86므28).
- 유책성을 따지는 기준 시점도 중요합니다. 책임은 혼인이 파탄되기 “전”의 사정으로만 가리고, 파탄된 뒤에 벌어진 일은 끼워 넣지 않습니다(2003므1890).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입니다.
“파탄에 제 잘못이 더 큰 건 맞습니다. 그래도 도저히 같이 살 수 없는데, 저는 영영 이혼을 못 하는 건가요?” 상담에서 이런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원칙만 보면 답답하실 겁니다. 하지만 법원은 그 원칙에 분명한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오늘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어떤 때 예외적으로 인정되는지, 대법원 판례 두 건으로 짚어 드리겠습니다.
원칙은 불허, 그런데 예외가 있습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혼인이 돌이킬 수 없이 파탄났다면 민법 제840조 제6호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파탄을 자초한 배우자, 즉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가 “파탄났으니 이혼해 달라”고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잘못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혼인을 깨고 상대를 내쫓는 결과(이른바 축출이혼)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 원칙은 끝까지 혼인을 지키려는 상대방을 보호하자는 취지입니다. 만약 상대방 역시 혼인을 계속할 생각이 전혀 없으면서 단지 오기나 보복심으로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것뿐이라면, 그 혼인을 억지로 붙들어 둘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예외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아래 판결이 그 법리를 정면으로 밝힌 사례입니다.
책임은 “파탄 전”을 기준으로 따진다
파탄 이후의 일은 빼고 본다
예외가 인정되려면 “누가, 언제까지 책임이 있었는가”부터 가려야 합니다. 여기서 법원이 세운 또 하나의 기준이 유책성을 판단하는 시점입니다. 혼인이 이미 깨진 뒤에 벌어진 일은 아무리 격한 다툼이었더라도, 애초 누가 파탄을 불렀는지를 따질 때는 넣지 않습니다.
두 판결을 겹쳐 보면 방향이 잡힙니다. 유책배우자라도 “상대방 역시 혼인을 지킬 의사가 없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드러나면 예외가 열립니다. 그리고 그 책임의 경중은 파탄 전의 사정으로 가립니다. 다만 이 예외는 어디까지나 좁게 인정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내 사건에선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실무 포인트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상대방도 혼인을 지킬 뜻이 없다”는 점을 어떻게 드러내느냐에서 갈립니다. 실무에서 챙겨야 할 것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준비할 것 | 왜 중요한가 |
|---|---|
| 상대방의 ‘혼인 계속 의사 없음’ 정황 | 상대방이 반소로 이혼을 구했거나, 재결합을 거부하고 별거를 고수하는 등 실제로는 혼인을 지킬 뜻이 없음을 보여 주는 자료가 예외 인정의 핵심입니다 |
| 파탄 시점의 특정 | 책임은 ‘파탄 전’ 사정으로 가립니다. 언제 혼인이 돌이킬 수 없게 됐는지를 정리해야, 그 이후의 다툼이 내 책임으로 넘어오지 않습니다 |
| 내 유책성의 객관적 평가 | 내 책임이 어느 정도인지 냉정하게 보아야 전략이 섭니다. 상쇄·희석 여지가 있는지, 예외 요건에 닿는지를 먼저 진단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
한 가지 덧붙이자면, 예외가 인정되더라도 이혼에 따르는 위자료·재산분할·양육 문제는 별개로 정리됩니다. 이혼이 예외로 받아들여진다고 해서 조건까지 유리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전체 그림을 함께 짜 두는 편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제 잘못이 더 큰데, 그래도 이혼 소송을 낼 수 있나요?
소송을 내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유책배우자의 청구는 원칙적으로 기각되므로, 상대방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는 등 예외에 해당하는 사정이 있어야 받아들여집니다. 그러니 내 사안이 그 예외에 닿는지부터 따져 보셔야 합니다.
상대방이 “절대 이혼 못 해 준다”고 버티면 끝인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86므28·2003므1890처럼, 상대방이 실제로는 혼인을 지킬 뜻이 없으면서 오기나 보복심에서 표면상으로만 거부하는 것이라면 예외적으로 이혼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그 ‘진심’을 객관적인 정황으로 보여 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별거하는 동안 상대가 저를 고소했습니다. 그게 제 책임이 더 커지는 건가요?
파탄된 뒤에 벌어진 일은 유책성을 가리는 데 넣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2003므1890에서도 파탄 이후의 고소·탄원서는 책임 판단에서 제외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혼인이 깨지기까지의 사정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제 책임이 희석되어 이혼이 쉬워지나요?
오랜 별거로 혼인 회복 가능성이 사라지는 등 사정이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 다만 단지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저절로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사안마다 평가가 다르니, 지금 상황을 구체적으로 짚어 보셔야 정확합니다.
혼인 파탄에 내 책임이 있어 이혼을 망설이고 계신다면, 지금 가진 사실관계부터 차분히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의 혼인 계속 의사, 파탄 시점, 내 유책성의 정도를 함께 살펴 예외에 닿을 수 있는지, 가장 현실적인 방향을 잡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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