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례는 실제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의뢰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인적사항·지역·정황을 모두 각색·재구성한 것입니다.

남편 가게에서 3년을 무급으로 일했는데, 이혼할 때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상담 배경

“3년을 그 가게에 바쳤는데, 남은 게 하나도 없어요”

30대 여성 A씨는 손에 낡은 수첩 하나를 쥐고 상담실에 들어왔습니다. 결혼 후 A씨는 시댁이 운영하는 작은 자영업 가게에서 일했습니다. 새벽에 나가 재료를 준비하고, 손님을 받고, 장부와 가족 보험까지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약 3년. 그동안 A씨에게 지급된 월급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고부 갈등이 깊어졌고, A씨는 1년 남짓 전 짐을 싸서 집을 나왔습니다. 막상 정리하려고 보니, 가게도 집도 모두 시아버지 명의였습니다. A씨 앞으로 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의뢰인

“제가 거기 들어가서 일하는 동안, ‘나는 대체 뭐지?’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가족이라고 해서 월급 얘기도 못 꺼냈고요. 그런데 이렇게 끝나고 보니, 3년이 통째로 사라진 기분이에요. 저는 정말 한 푼도 못 받는 건가요?”

월급도 명의도 계약서도 없이 “가족이니까” 일한 3년은, 끝나고 나면 마치 처음부터 없던 일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A씨가 들고 온 그 낡은 수첩이, 사라진 줄 알았던 세월을 다시 꺼내 볼 실마리가 됩니다.

법적 판단

“‘월급을 달라’가 아니라, ‘기여한 만큼 나누자’로 가야 합니다”

변호사는 먼저 접근 방향부터 바로잡았습니다.

조아라 변호사

“‘그동안 일한 월급을 달라’는 청구는 사실 법적으로 세우기가 어렵습니다. 근로계약을 맺고 출근한 게 아니라, 부부로서 가족 사업을 함께 꾸린 거니까요. 그래서 방향을 바꿔야 해요. ‘내가 이 사업에 기여한 만큼을 재산분할로 나눠 달라’로요. 임금이 아니라 기여도의 문제로 보는 겁니다.”

A씨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의뢰인

“그런데 가게도 시아버지 이름으로 돼 있는데, 그래도 되나요?”

조아라 변호사

“명의가 시아버지로 되어 있어도, 실제로 그 가게를 누가 운영했느냐를 봅니다. 남편이 사실상 운영의 중심이었다면 ‘이 사업은 남편의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요. 그러면 거기서 A씨와 남편, 그리고 함께 일한 가족까지 — 실제로 일한 사람이 여럿이었다면, 그중 A씨 몫을 떼어 주장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A씨가 들어온 뒤로 가게가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는가예요.”

A씨의 수첩이 여기서 빛을 발했습니다. A씨는 자신이 합류한 전후로 성수기 매출이 뚜렷이 늘었던 시기를 적어두고 있었습니다.

조아라 변호사

“바로 그겁니다. A씨가 오기 전과 후의 세무 신고 매출을 비교하면, ‘이 사람이 들어와서 매출이 이만큼 늘었다’는 걸 숫자로 보여줄 수 있어요. 현금 매출이 많아 신고에 다 안 잡혔다면 그 사정도 함께 설명하면 됩니다. 일기, 업무 지시를 받은 문자, 통화 내역, 주변 분들의 사실확인서 — 이런 게 하나하나 쌓이면 ‘무급으로 일했다’는 말이 ‘이만큼 기여했다’는 증거로 바뀝니다.”

또 다른 쟁점

“고부 갈등도, 그냥 감정싸움이 아니라면 위자료가 됩니다”

A씨에게는 금전 문제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의뢰인

“사실 돈보다도, 그 집에서 받은 말들이 더 상처예요. 예전에 다른 곳에 상담하러 갔더니 ‘욕을 들었냐’만 묻더라고요. 그런 건 아닌데… 그럼 아무것도 안 되는 건가요?”

조아라 변호사

“위자료는 ‘욕을 했느냐’로만 따지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반복성과 구체성이에요. 언제, 어떤 일이 있었고, 그게 얼마나 되풀이됐는지가 드러나야 합니다. 그래서 감정이 아니라 ‘상황’으로 정리해 와야 해요. 날짜별로, 있었던 일 그대로요. A씨가 적어두신 그 수첩이 사실은 가장 강력한 자료입니다.”

솔직한 변수

“그 3년을 숫자로 바꾸는 길이, 생각보다 가파릅니다”

조아라 변호사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기여도를 재산분할로 인정받는 일은, 재판부가 ‘그 노동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인정하느냐’가 1차 관문입니다. 그런데 이게 안 해줄 수도 있는 영역이에요. A씨가 ‘내 기여가 1억은 된다’고 느끼셔도, 그 금액이 그대로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희망하시는 금액과 실제 인정되는 금액 사이에는 거의 늘 간극이 있어요.”

“게다가 나눌 재산 자체가 전부 시아버지 명의라, 입증 부담이 A씨 쪽에 있습니다. 상대가 현금 매출이나 장부를 숨기면 그걸 끌어내는 싸움부터 해야 하고요. 집을 나오신 지 1년 남짓 지난 것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재판부 눈에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금액을 미리 못 박아 드리지 않습니다. 재료가 이 정도면 여기까지는 다퉈볼 만하다, 이 선부터는 재판부 판단에 맡기는 영역이다 — 그 경계를 먼저 솔직히 그려드리는 게 제 일이에요. 통상 위자료가 인정되는 상한이 대략 어디쯤인지, 거기에 A씨의 3년이 얼마나 더 얹힐 수 있을지, 그 현실적인 폭을 같이 보고 출발하시죠.”

A씨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수첩을 쥔 손에 힘을 주었습니다. “안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지금 자기 손에 무엇이 쥐어져 있고 무엇이 비어 있는지가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상담 결과

상담을 마치며 — A씨의 선택

A씨는 수첩을 다시 챙기며, 흩어진 기억을 날짜순으로 정리해 오기로 했습니다.

의뢰인

“3년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게 아니라는 말, 그 한마디가 듣고 싶었나 봐요.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제 세월을 숫자로 한번 꺼내놓고 싶어요.”

무급으로 가족 사업을 도운 세월은, 가만히 둔다고 저절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매출 자료도, 당시 정황을 기억하는 사람도 흐릿해집니다. 그래서 A씨처럼 가족의 사업을 월급 없이 함께 일구다 이혼을 앞두고 계신다면, 자료가 더 희미해지기 전에 한번 그 기여가 재산분할로 환산될 수 있는 사안인지 짚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셀프 체크

이런 분이라면 상담을 받아보세요

  • 배우자나 시댁이 운영하는 가게·사업을 월급 없이 도운 분
  • 사업체·부동산이 모두 상대 가족 명의로 되어 있어 막막한 분
  • 고부 갈등이나 반복된 언행으로 상처를 입고 이혼을 고민하는 분
  • 내 노동과 기여를 어떻게 증명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

※ 본 사례는 실제 상담을 각색·재구성한 것으로, 결과는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